조선왕릉 40기(북한지역 2기는 제외)는 2009년 6월 30일 세계유산으로 등재 되었습니다.
조선왕릉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담은 독특한 건축양식과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600여 년 전의 제례가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문화유산입니다.
조선 왕족의 무덤은 능이 42기, 원이 13기, 묘가 64기로 모두 119기에 이릅니다.
무덤 주인의 신분에 따라서 명칭이 틀려지는데
-- 릉 : 왕과 왕비의 무덤
-- 원 : 왕세자와 왕세자빈, 왕의사친(왕비가 아닌 후궁에게서 난 임금의 친어머니)
-- 묘 : 릉과 원 외의 모든 왕족의 무덤은 일반인의 무덤처럼 묘라고 합니다.
경기도 파주에는 그 중 4기(공릉, 순릉, 영릉, 장릉 )의 "능" 과 2기(소령원, 수길원 )의 " 원"이 있습니다.
----- 공릉 ----
조선 제8대 예종의 원비 장순왕후의 릉입니다.
장순왕후는 한명회의 셋째 딸로 태어나 16살에 세자빈으로 책봉되었고,
그 다음 해에 인성대군을 낳고 산후병을 앓다가 17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왕세자의 아들인 원손을 낳으니 왕가는 물론 문무백관이 모두 기뻐하며 죄를 사면하는 등
축하하였으나 산후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고 세조는 애통해 하며 며느리 묘를 잡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왕후가 아닌 세자빈묘로 조성되었는데 후에 성종3년에 추존되어 릉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세손은 오래 살라고 천한 이름인 분이라 지었지만 3살에 단명하게 됩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생을 되돌아 보아도
제각각의 수많은 사연과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책 한 권 쯤은 거뜬히 낼 거라고 말들을 합니다.
권력과 관련된 왕가의 한 사람으로서의 생은 더욱 할 말이 많아 보였습니다.
공릉을 찾은 시기가 겨울이라 그런지 17살에 일찍 세상을 뜬 장순왕후의 시린 마음이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공릉의 가장 특징은 보통 일직선인 참도가 ㄱ자로 꺾여 있는 것인데
지형상의 특징일 뿐 큰 의미는 없다고 합니다.
정자각은 일년에 한 번 산릉제를 올리는 곳으로 두개의 계단이 있는데
그 중 신이 올라가는 왼 쪽의 신계로 아름다운 구름무늬가 새겨진 소맷돌입니다.
정자각 오른쪽에 있는 비각은
앞면에는 전서로 '조선국 장순왕후공릉' 이라 쓰여있고
뒷면에는 장순왕후의 일대기가 해서체로 쓰여있습니다.
왕세자빈의 신분으로 세상을 떠났기에 세자빈 묘로 조성되어 석양, 석호는 한 쌍 씩이지만
봉분, 장명등, 양옆의 우람한 문인석은 다른 어느 능 못지않게 컸으며,
머리를 조아리고 기다리는 석마 또한 듬직하게 보였습니다.
조선 초기에 석물들은 대체로 크게 조성한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 능침을 오를시 반드시 릉관리소에서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
단명한 딸의 무덤에서 가슴을 쓸고 있을 것 같은 한명회......
한명회의 권력도, 왕세자빈으로의 부귀영화도 모두 하잘것 없는 인생무상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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